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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회계를 '회계'하였습니다 (1): 시작

생성일
2021/04/01 22:20
수정일
2023/03/06 02:11
태그
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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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교회에서 가장 큰 숙제 두 개가 있으니.. '회계 시스템 구축'과 '온라인 방송 시스템 구축'이다. 방송 시스템을 구축하던 중에 회계 시스템 구축이 급하게 요구되어 2주간 여기에 매진을 하게 되었다.

회계 업무에서 요구되는 것

회계를 위해서는 '영수증'을 모아야 하고, '소비/지출'내역을 맞춰야 한다. 지출과 관련해서는 '항목'을 구분하여 각 항목별로 소비 사항의 경감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이 일을 위해 연말만 되면 어머니께서 여러개의 바구니를 펼쳐놓고 영수중을 분류하며, 일일이 계산기를 두드려 작업을 해오셨다. 결산 때 마다 심적 부담감을 가지고 영수증과 함께 골방에 들어가는 어머니를 보며 '언젠간 저거 내가 빼앗아오리다' 라며 이를 갈아 오던 터. 작년 5월부터 우리 법인카드 로부터 '자동 영수증 처리'와 함께 지출 내역을 분류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이른바 '비즈플레이')를 제공 받으면서 '회계 시스템'에 대한 자동화의 실마리가 엿보이기 시작하였다.
( 우리카드에서 제공하는 '비즈플레이'. 법인 카드 사용자를 대상으로 제공된다. 카드를 사용하면 우측 상단처럼 사용 '영수증'을 자동으로 수집을 해준다. 사용자는 앱을 열어 해당 지출에 대한 항목 구분과 내용만 기입하면 된다. 항목은 몇 번 기입하면, 반복되는 내용은 자동으로 잡아주기도 한다. 우측 하단에 영수중 이미지를 찍어놓는 것은 물건을 여러개 살 경우 '구매 세부 내역'을 기재하기 위함이다.)
1년간 법인카드 영수증과 지출 내용 및 구분 항목이 우리 비즈플에이 측에 쌓이는 것을 보면서, 이를 토대로 어머니를 설득하였다. 더이상 영수증을 모으지 말고, 법인 카드 사용 내역 관리는 '비즈 플레이'에 위임하기로 한 것이다. 비즈 플레이 앱을 통하여 '사용 항목 구분' 및 '사용 내용 기재(사진 촬영 포함)'를 가르쳐 드리면서 회계 시스템의 자동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이것은 나의 '크나큰' 착각이었으니...

어마 무시하게 복잡한 자금 유동 구조

우리 카드에서 제공하는 비즈 플레이로 '자동화'를 하고자 하니, 크나큰 문제와 직면하였다. 소비가 온전히 '법인 카드'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법인 카드 외에 '자동이체'와 '계좌 이체'를 통해 소비되는 자금이 있고, '개인 카드'를 통해 지출 이후 청구되는 내용들이 있다. 또한 경우에 따라서는 '현금'으로 소비되는 내용들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소정의 '운영자금'이 먼저 인출이 된다.
즉, 온전한 '소비 지출'을 추적하려면 다음의 네 가지가 모두 추적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다행이도 이 모든 지출은 '하나의 통장'에서 나가고 있다. 그러니, 출금과 관련해서는 해당 통장에서 나아가는 지출에 대한 '세부 내역'만 정리하면 입출금을 맞추는 것이 가능하다.
법인통장
법인 카드 지출 내역
통장 출금 내역(자동이체, 계좌이체)
개인 카드 사용 내역(청구에 대한 계좌 이체)
현금 지출 내역
비즈 플레이에서는 법인 카드 사용 외에, '간이 영수증' 식으로 별도의 지출 입력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것은 '스마트폰 앱'으로는 입력이 불가능하며, 사용자가 직접 '컴퓨터'로 입력을 해야 한다. 만약 '비즈플레이'를 통해 통합을 하려면, 법인 통장 사용 외에는 모든 지출 내역을 '컴퓨터'에서 일일이 입력을 해주어야 한다. '엑셀'로 리스트를 작성하여 입력을 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항목 구분'은 결국 비즈플레이에서 수동으로 해주어야 한다.
비즈플레이로 통합하게 될 때 문제는 한 가지가 더 있다. 비즈플레이는 '카드 사용일'을 기준으로 금액을 구분한다. 하지만 실제로 '통장'에서 이루어지는 출금은 '상환 일자'가 기준이다. 카드 사용일과 통장 출금 내역이 달라지기 때문에, 통장을 기준으로 입출금을 모니터링 하기가 어려워진다. 법인 비즈 플레이로 통합을 하게 될 경우의 한계점을 가늠하면서, 글쓴이는 '새로운 회계 시스템'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회계 시스템 구축을 위해 내가 한 것

회계 시스템 구축에 앞서 내가 제일 먼저 한 것은 주변에 알고 있는 전문가(라고 적고 '지인'이라 읽는다)들의 자문이었다. 경영학 석사를 졸업하고 함께 신학 공부를 한 동기 형, 군 시절 군 교회에서 함께 신앙생활을 한 교회 장로님(이 분은 군교회와 민간 교회를 통틀어 다니느 교회마다 회계 업무만을 해오셨다). 우리 교회와 비슷한 규모에서 회계 업무를 하고 있는 목회자 자녀까지 최대한 물어볼 수 있는 사람들에게 모두 물어보고, 자문을 구하였다.
'회계'와 '경리'에 대하여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여러 지인들의 설명을 듣고 나니, 회계에 대한 '개념'이 잡혔고 우리 교회에 필요한 '규모'와 '기능'이 파악이 되었다. 이 후에는 기존에 나와 있는 '서비스'와 '도구'들을 관찰하였다. 내가 사용하는 업체의 유료 서비스, 다른 업체에서 제공하는 유료 서비스, 교회 관련 각종 회계 서비스, 각종 엑셀 파일을 살펴보았다.
각종 서비스를 살펴보니, 각 서비스별로 지원해주는 기능들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장 도드라지는 차이는 1) 규모이다. 서비스별로 제공하고자 하는 '규모'가 다르다. 일부는 작은 규모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다른 곳은 '큰 규모'에나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흥미로운 점은, 교회 전용 회계 서비스는 대부분 500명 이상의 '대형 교회'를 대상으로 만들어져 있다는 점이다(의외로 교회 서비스 중에는 작은 교회를 위한 서비스가 없다).
우리카드 비즈 플레이를 이용하면서 2) 자동 입력의 편의성을 알게 되었다. 더이상 영수증을 모으지 않아도 되며, 영수증 '전표 입력'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 하지만 현재 내가 사용하는 '무료' 서비스는 법인카드 한 개에만 해당하여 제공한다. 유료를 사용할 경우 '개인 카드'까지 가능하나, 유지비용이 월 10만원(년 120만원)이 발생한다. ERP 전용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통장 입출금 내역'까지 지원이 가능하다. 이 역시 높은 유지비가 발생한다(대신, 회계 업무를 협업할 경우 ERP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용이할 수 있다).
어떤 서비스 또는 도구를 쓰는지에 따라 3) 접근성 또한 달라진다. 현재 '우리 카드 비즈 플레이'를 활용할 수 있는 이유가, 웹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앱'으로도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 자리에서 결재한 뒤 핸드폰에서 발생하는 알림을 따라가면, 그 자리에서 '항목 분류' 내지 세부 내용(사진 촬영 등의) 기재 등을 바로 할 수 있다.
하지만 좋은 기능을 지원할수록 4) 가격이 높아진다. 높은 도입비(100만원 이상)와, 적지 않은 유지비(월 3만원, 년 30만원 이상의)가 발생하게 된다. 우리 교회 규모에서 년간 30만원 이상을 지불하면서 유료 서비스를 이용활 가치가 그만큼 있을까? 꼼꼼히 따져보면서 내린 결론은 '돈을 들인다 해서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다는 것이다. 유료 비즈 플레이를 사용하더라도, 결국 '통장 입출금' 내역에 대한 관리는 별도로 해야 한다. ERP를 쓰더라도, 핸드폰 앱을 통한 입력을 지원해주는 것은 아니다.
필요하다면 5) 자동화를 통해 구현을 할 수 있겠다. ERP의 경우 '엔터프라이즈' 수준으로 계약을 하게 될 경우, API를 통해 '사내 자동화'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 경우는, 대규모에서 높은 계약 단가를 기준으로 제공이 된다. 반면 '엑셀'의 경우 비주얼 베이직을 통한 자동화 구현이 가능하며, 최근에는 '파이썬'을 통한 자동화도 가능해졌다. 노션의 경우 공식적으로 API를 지원하는 것은 아니나, 비공식적인 API를 통한 자동화가 가능하며, 필요한 경우 셀레니움같은 스크래핑 도구로 자동화를 할 수도 있겠다. 이를 도표화 하면 아래와 같이 제시가 가능하다. 나에게 필요한 기능은 [파란색]으로 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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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서비스 규모
접근성
자동 입력
가격
자동화 여부
중형
대형
지원
높은 도입비
적지 않은 유지비
없음
중형
대형
미지원
적지 않은 유지비
없음
중형
대형
완벽 지원
높은 도입비
높은 유지비
일부 가능
소형
미지원
무료
낮은 유지비
일부 가능
소형
데스크탑
미지원
낮은 도입비
높은 자유도
COUNT6
도표를 보면 나에게 필요한 요소는 주로 '노션'이나 '엑셀', 또는 '비즈플레이' 등에 모여있다. 각 서비스 내지 도구들 마다 장단점이 존재할 뿐, 그 어느것도 나에게 꼭 맞는 기능을 제공하여 주는 것은 아니다. 돈을 많이 들이면 가능할 수 있겠지만, 이마저 나에게 적합한 규모는 아니다. 고민 끝에 글쓴이는 필요한 도구를 직접 '만들기'로 결정하였다.
교회 회계를 '회계'하였습니다 시리즈는 교회 회계를 '회계'하였습니다 (2): 엑셀 도입의 실패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