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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반 만들기(조립)

생성일
2023/01/27 00:25
수정일
2023/03/06 02:11
태그
FreeCAD
일상
2 more properties
선반 만들기(설계) 이 후 6개월이 지났다.
설계는 해놨지만, 작업을 못하고 있었다. 사실 ‘단가’ 문제에 대한 고민이 있긴 하였다. 싼 나무를 쓸지, 조금 더 가격을 주고 좋은 나무를 쓸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아무래도 돈들이이기가 싫어서인지 부모님이 먼저 ‘하자’는 말을 꺼낼거 같지가 않았다.
더이상 시간을 끌고 싶지 않아 제일 싼 나무로 골라 주문을 넣었다.
하지만 너무 오랜만인지.. 결국 ‘치수’를 잘못 넣어서 나무판 세 개에 대한 주문을 한번 더 넣게 되었다. 덕분에 8만원 선에서 끝날거 11만원이 들었다.
지금 하고자 하는 모든 일의 ‘원흉’은 저 의자 때문이다.
방에 덩그러니 의자가 하나 있다. 의자 뒤쪽으로 공간이 있는데, 손잡이 쪽에 4cm 정도가 딱 걸려서 의자를 넣지 못한다. 그래서 방 한 가우데 저렇게 놓여있고, 이것 때문에 방 분위기가 무척이나 어수선하다.
뒤로 더 의자를 넣지 못하는 이유가 딱 ‘손잡이 만큼’ 책상을 옆으로 밀 수 없어서이다.
뒤에 공간이 저만큼 있다. 의자가 저만큼만 들어가도 방이 재법 정리가 될텐데, 저 공간으로 의자가 들어가지 못해 부모님 방이 전체적으로 어수선하다.
책상을 더 넣지 못하는 이유는 책상 반대편에 저 ‘철재 바침대’가 있어서이다. 이것을 나는 ‘콘솔’이라 부르겠다. 저 콘솔은 CCT녹화기와 오디오 플레이어를 받쳐두는 것이다.
위에 뚜껑을 열면 안에 저렇게 어뎁터와 선들이 있다. 빈 공간에는 CCTV 녹화기가 들어간다. 저 아래로는 또 CCTV 어뎁터가 정신없게 놓여있다. 맨 위에 ‘뚜껑’ 아래로 ‘CCTV’ 받침대와 ‘어뎁터’ 받침대 까지 총 3층의 콘솔이 필요하다. 1층은 어뎁터 층. 2층은 지금 보이는 CCTV 녹화기 층. 3층은 제일 위에 오디오 플레이어 층이다. 아울러 모서리를 보면 모서리가 ‘라운드’로 둥글게 되어있다. 보다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콘솔의 ‘모서리’를 쳐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6개월 전에 선반 만들기(설계) 이 짓을 한 것이다.
세 군데 모서리를 각지게 잘라놓은 작은 판자가 내가 ‘주문’을 잘못한 판자이다. 나중에 주문을 다시 했는데, 모서리를 각지게 자르는 비용이 장당 9,000원이다. 두 개면 만 팔천원, 비용을 아끼고자 이번에는 그냥 주문을 했다. 덕분에 이렇게 창고에 와서 톱질로 모서리 세 개를 두 장 잘라내는 일을 했다.
맨 위에 뚜껑은 자르지 말아야 하는데 처음 작업부터 실수로 그만 뚜껑의 모서리를 따고 말았다. 하아…. 다리가 3개는 ‘각진 나무’이고 나머지 하나는 사선으로 잘린 모서리에 걸친다. 그래서 다른 나무보다 뚜껑이 사선쪽이 더 길다. 이걸 잘라선 안되는 거였는데, 내가 그만 자르고 말았다.
고민 끝에 원래 잘라야 할 장을 뚜껑으로 삼았다. 그리고 그 나머지 둘의 ‘사선’을 더 잘라내어 ‘뚜껑’과의 간격을 만들어주었다. 어떻게 뚜껑이 걸쳐지는지는 점점 진행을 보면 알게 된다.
모서리 따는 작업을 마친 후, 기둥 세 개를 모서리 딴 곳에 물린 뒤 드릴로 고정을 하였다. 다리 하나가 덜 들어가서 아직은 많이 흔들린다.
나머지 다리를 댄 후 뚜껑을 올렸다. 저렇게 뚜껑이 판자쪽 사선 다리에 걸칠 수 있는 이유는 아래 두 나무가 ‘판자다리의 두께’만큼 사선을 더 잘라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아까 실수로 뚜껑의 모서리를 따버렸으니… 치명적인 실수를 하였지만 용케 저렇게 살려냈다.
뚜껑은 ‘경첩’을 통해 저렇게 옆으로 열린다. 혹 CCTV 녹화기를 만져야 할 경우, 오디오를 치우고 뚜껑을 재쳐 저렇게 해놓고 손을 볼 수가 있도록 해놨다.
밑에 다리 세 개를 나무 두 개를 대어 고정을 했다. 흔들리던게 더 단단히 잡힌다. 이제부터 설계와는 많이 다른 길로 가기 시작한다.
이제 저 원흉(?)의 콘솔을 드러낼 차례다. 오디오 치우고, 위에 뚜껑 치우고, 청소기로 빨고 물걸래로 닦아내며 저걸 드러내는 엄청난 일을 하였다.
드러 낸 뒤 조립한 새 콘소를 넣어봤는데 불편하게 두 가지가 있었다. 첫째로는 ‘두 번째 뚜껑’이 열리지 않는 점이다. 그 밑에 ‘어댑터’ 층으로 손이 편하게 들어가야 하는데, 뚜껑을 열 수 없으니 손을 넣을수가 없더라. 옆으로 넣어서 작업하기도 힘들고, 고민 끝에 ‘2층 판자’ 역시 위로 드러낼 수 있는 구조로 바꾸기로 하였다.
아울러, 1층의 높이가 너무 낮았다. 어뎁터 층과 CCTV 층이 서로 차이가 너무 나는것도 문제다. 선은 짧은데 층이 너무 차이가 나 선을 끌고 오기가 어렵더라.
그래서 다시 드러낸 뒤 상황에 맞게 ‘개조(?)’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었다. 아직은 경험이 부족한 설계자 본인의 탓이다.
일단 맽 밑에 층을 위로 좀 올려주는 작업을 하였다. 손을 넣기에도 매우 편한 높이이다. 이정도면 어뎁터 작업도 쾌적하게 할 수 있다.
문제는 2층 ‘CCTV 녹화기층’에 고정된 판자를 풀게되면서이다. 가운데 잡아주는 판을 풀어버리니, 콘솔이 조금 심하게 삐걱거린다. 어차피 구석에 넣고 쓸꺼라 크게 상관은 없기는 하다. 그런데 아무래도 부모님께서는 보기가 불안하신가보다.
고민을 조금 하다, 판자다리쪽에만 지금과 같이 걸쇠를 걸었다. 다른 다리도 걸어주면 좋은데 남아있는 걸쇠가 저거 하나 뿐이더라. 판자 다리만 걸쇠로 걸어줬는데도 삐걱거림이 크게 잡혔다. 이렇게 점점 캐드 설계와는 다른 콘솔이 되어간다.
가운데 판을 드러낸 모습이다. 저기에 판을 딱 올려놓은 뒤 걸쇠로 걸면 판도 일부 고정되고 흔들림이 잡힌다. 설계는 바뀌었지만 점점 상황에 맞게 사용하기 편한 콘솔이 되어간다.
이제 넣고자 하는 자리로 다시 넣었다. 공간 4cm를 만들어내기 위해 여기까지 온 것이다.
1층에 어뎁터 작업을 해주었다. 원래는 저거보다 이쁘게 배열되어 있었지만 적당히 작업을 하였다. 그 위로 뚜껑을 닫아 가리면 그만이다.
뚜껑을 가렸다. 보이지 않고 깔끔하다. 이제 걸쇠를 걸고 CCTV 녹화기 작업을 한다.
녹화기 작업을 하였다. 이전에 쓰던 콘솔은 받침대 가장자리가 쇠로 막혀있어 선작업이 불편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리’만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확실히 선작업이 편한다.
이제 뚜껑을 닫고 그 위에 오디오를 올렸다. 아, 깔끔하다. 옆에 책상을 밀 공간도 보인다. 약간 튀어나온 콘솔은 손으로 미니 옆에 수납장과 같은 레벨로 안으로 딱 들어간다.
최종 결과의 모습이다. 이제 책상만 4cm 밀면 된다. 이건 혼자 할 수 없어서 내일 해야겠다.
열심히 노력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티가 안난다. ㅎㅎㅎㅎ
내일 동생들 불러 책상 밀고 의자를 뒤로 넣으면 노력의 티가 조금 나지 않을까 싶다.
설계를 해보면서, ‘집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설계에 모든 것을 담아야 하는데 아직 그러지 못하는 것이 느껴진다. 또한 작은 것 하나에도 생각해봐야한다는 점이 설계가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콘솔 하나를 만드는데도 많은 경험이 쌓인듯 하다.